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바보 이반 (문단 편집) === XII === 전쟁으로도 이반을 좌절시킬 수 없다는 것을 안 악마는 상인으로 변장하고 다시 이반을 찾아갔다. 그리고 타라스를 망하게 했던 때처럼 물건을 받고 금화를 주는 식으로 환심을 사려고 했다. 하지만 타라스 때와는 반대로 이반의 나라에는 [[물물교환|돈으로 물건을 사는 일이 없었고]] 세금도 없었다. 금화를 그냥 '반짝이는 예쁜 돌멩이'정도로 취급했던 터라, 처음에는 감탄했지만 '''구멍을 뚫어 목걸이나 머리장식 등을 만드는 정도가 고작이었고 금화를 몇 개씩 가지게 된 뒤로는 누구 하나 악마를 찾아가지 않아서''' 되레 악마가 배를 곯는 상황에 처했다. 음식을 사려고 돈을 내밀면 사람들의 한결같은 반응이 '다른 쓸모있는 물건을 가져와라', '밭일을 해서 수확물을 먹어라', 또는 '돈이라는 건 아무에게도 필요가 없다. 하지만 배가 몹시 고픈 듯하니 '''하느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빵을 나눠주겠다'였다. 악마는 가진 건 돈밖에 없었고, 육체 노동은 죽어도 하기 싫었으며, 하느님이라는 단어는 듣는 순간 머리가 지끈거리고 그 자리에 쓰러질 것 같았다. 다른 집을 찾아가도 음식을 베풀어 주려는 사람들은 전부 하느님의 은혜를 언급했기에 악마는 매번 도망쳐야 했고, 이에 악마는 굶어서 죽을 마당이 되었다. 그 소식을 들은 이반은 [[대인배|이방 손님을 굶어 죽게 놔둘 수는 없다]]면서 매일 한 집씩 돌아가면서 악마의 식사를 책임지라고 전국에 명령했다.[* 이반이 악마에게 양치기 일을 맡겼다고 나오는데, 그 시대의 양치기들은 마을의 공동재산인 양을 관리하는 조건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돌아가면서 숙식을 제공받았다.] 악마는 돌고 돌다가 하루는 이반의 성에서 식사를 할 때가 되었는데, 마침 그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것은 그의 여동생 말라니야였다. 벙어리이긴 했지만 눈썰미가 좋은 그녀는 일도 안 하면서 식탁에 앉아서 밥만 축내는 게으름뱅이들을 끔찍하게 싫어해서, '''손바닥에 단단한 굳은살이 없는 사람'''은 그런 줄로 간주하고 식사 자리에서 쫓아낸 후 먹고 남은 잔반을 줬다. 말라니야는 손바닥에 굳은살이 전혀 없는 악마의 귀를 잡아 식탁에서 끌어냈고, 왕궁에서 밥을 먹을 차례니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으리라고 한껏 기대하고 있다가 돼지나 먹을 만한 잔반을 받아 분노한 악마는 이반에게 건의해서 바보인 백성들에게 '머리로 일하는 법'을 가르쳐 주겠다고 했다. 이반이 이번에도 아무렇지 않게 허락하자, 악마는 마을에서 높은 단상 위에 올라가서 매일매일 백성들에게 머리로 일하라고 연설했다. 연설의 내용은 [[불로소득|돈을 이용해 육체노동 없이 먹고 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바보 백성들이 보기에는 악마가 하는 짓은 '''그냥 입으로 주절거리는 것 뿐'''이었기에 누구 하나 진지하게 듣지 않았고, 조금 구경하다가 흩어져 자기들이 하던 대로 일을 했다. 다음 날에는 어린아이 몇 명만 모여 잠시 구경하다 돌아갔고, 시간이 흐르면서 악마가 굶주림에 시달리는데도, '머리로 일을 하는 신기한 사람이니 음식쯤은 대번에 만들어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음식을 갖다 주는 사람들도 없었다. 결국 며칠이 지나면서 완전히 지친 악마는 비틀거리다가 머리를 단상의 기둥에 부딪혔는데, '''드디어 그 남자가 머리로 일을 하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오자 이반은 그걸 보러 얼른 달려갔다. 계속 머리를 기둥에 부딪치다가 기진맥진한 악마는 발을 헛디뎌 단상의 계단 하나하나마다 박치기를 하면서 추락했다. 그 광경에 이반은 예전에 악마가 말했던 '머리로 일을 하다가 심하면 머리가 빠개질 수도 있다.'는 말을 생각하고 "오호, 그 말이 정말이었군! 하지만 손으로 일하는 것보다 훨씬 힘들어 보이는데."라면서 감탄하는 동시에 궁금해졌다. 그렇게 계속 머리를 박으면서 땅바닥까지 떨어진 악마가 대체 무슨 결과를 만들어냈는지 보려고 이반이 다가가자 사라졌고, 그 자리에는 전에 3번 본 구멍보다 훨씬 큰 구멍 하나만 남았다. 그때서야 그는 예전에 나타났던 시커멓고 기분나쁜 놈들의 우두머리[* 판본에 따라 "놈들의 애비가 분명하구나" 혹은 "놈들의 두목이겠구나"라고 달라지긴 하나 아무튼 예전에 만난 꼬마 악마들의 우두머리임을 짐작하는 것은 동일하다.]가 분명하다면서 정말 지독한 녀석들이라고 질린 듯이 말했다. 이반은 오늘날까지 살아 있으며,[* 원작에서 나온 표현을 그대로 옮긴 것.] 농사일을 하고 백성들을 돌보며 평화롭게 산다. 망해버리면서 찾아온 형들도 받아주고 먹여 살렸다. 만약 그의 나라에서 살기 위해 찾아온 어려운 사람들이 있으면 그는 누구 하나 가리지 않고 부족할 것 하나 없는 자신의 나라에서 사는 것을 허락해 주었다. 이 나라에는 다양하고 복잡한 법도 필요가 없어 만들지 않았는데 단 한 조문만이 있다. >'''손바닥이 굳은살이 박힌 사람은 식탁에서 식사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먹고 남긴 것을 받아 먹어야 한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